1. 정신과를 가는(가야하는) 이유
오늘 알려드릴 내용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그 점 유의하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울증과 성인ADHD를 진단받은지 3년을 채우고 있는 20대입니다. 중간에 타지역 이동으로 인하여 병원을 옮기면서 불안이 높다는 진단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극적인 효과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맞는 약을 찾기가 너무 오래걸렸습니다. 효과가 있지만 처음 복용시에는 부작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오래걸립니다. 약에 적응이 되었으면 4주~6주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효과를 확인합니다. 상황에 따라 문제가 있어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신과 진료가 힘든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약을 먹어도 호르몬이나 상황에 의하여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다시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나의 힘든 노력 외의 노력이 요구되고 옆의 사람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문제를 찾기 위해 방문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꾸준한 관찰을 하고 노력하는 것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는 환자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노력을 많이 하는 데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지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흔하지만 쉽게 말하지 못하는 건 인식만이아니라 질환으로 인한 문제때문인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어 말하고 싶지만 그게 나의 변명이 될 것 같고 그게 나의 단점이 되고 발목을 잡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가지면서 자신의 단점은 최대한 숨기라는 말을 많이 듣고 인터넷으로 글을 보았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이죠. 경험에서 나온 현실감있는 조언이기에 어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떤지 말을 하고 나서는 걱정하고 이해해주는 분들로 인해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싫은 것은 알리기전에 '변명에 불과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제 우울증과 ADHD로 제 일상 속 문제가 허용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남들보다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게 정답인지는 모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당시 말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더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괜찮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말하는 것은 너무 다릅니다.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굳건할 때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상태를 말하고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도움을 받고 나아지면 됩니다.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있거나 웅덩이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것보다 방법을 찾는 것이 적절합니다. 환자들이 처음에는 평일에 오다가 주말에 오게 되는 과정에서의 이유를 아시나요? 처음에는 일상이 어려워서 어려울때마다 갔고, 후에는 괜찮아지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쉬는 날인 토요일에 진료를 보러 방문하는 것입니다. 남들은 없고 본인의 추한 모습, 보기 싫은 모습을 자주 봐야하고 보여줘야 하는 힘들고 부끄럽기도 한 질환이지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괜찮을 때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잡는 것이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모두가 환자일 수는 없지만 모두가 환자가 아닐 수도 없습니다. 우울증을 앓지 않더라도 스트레스나 불안, 강박 장애 등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병원을 방문하고 진료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고 다치면 치료를 하는 것처럼 정신건강의학과도 같습니다.
정신과 진료후 바뀐 점 |
-일어나는 게 무섭지 않다. -밥을 먹고 싶어진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긴다. -나의 문제가 객관적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나를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인생에 목표가 생겼다. -싫은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요리를 하고 싶다. -운동이 힘들지만 해야할 것 같다. 왜 운동을 하는 지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다. -잠을 잘수 있다. -일어나서 움직일 수 있다. -생각을 해도 부정적인 생각의 비율이 적어진다. -긍정적인 생각이 가능하다. -움직이게 된다. -노력하게 된다. -용기가 생겼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들처럼 살아갈 수 있다. |
저는 꿈이 없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병원을 다니고 나서 몇년만에 알게 된 저의 진짜 상태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도 말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음식, 놀이, 공부 모든 것이 질문만 받으면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예전에 좋아하던 것을 다시 해볼 수 있었고 저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했던 것을 다시 시작했고 원래 하던 일에 목표도 생겼습니다. 단순히 일상에 문제가 있어서 방문한 병원이었지만 제 인생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병원을 다양한 날에 다른 요일, 다른 시간에 방문하면서 생각보다 많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고 있는 지 직접 보면서 반성하였습니다. 저도 질환이 있지만 진료를 꾸준히 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있다는 것을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병이 있는 저조차 안쓰럽게만 다가오는 듯 했는데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멋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인 것은 밖에서 사람들은 쉽게 접할 수 없고 그저 자주 들어온 말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닌다는 말을 들었을 때, 혹은 관련 질환이 있다고 들었을 때 당황할 수 있는 경우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에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식개선은 필히 필요할 것이고 사람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도 줄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배움이 계속하여 필요할 것입니다. 더불어서 정신건강의학과는 진료 비용이 비쌀거야 하는 생각이 없어 질 수 있고 흔하지 않은 질병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이나 정책 등 제도적으로 정비가 필요합니다. 어느 정책의 경우 상담과 진료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조건이 정말 구체적, 한정적이고 선착순으로 진행한다는 단점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있으면 뭐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인원을 지원해주는 데 아직도 사회에서 반감을 느끼고 저는 사회가 반감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의 삶은 소중하고 모두의 삶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치는 사람만 가는 것이 아니라 해를 가하는 사람도 가서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친 사람이 괜찮아지고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꾸준히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어려움이 있다면 병원을 가야하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신과를 가는 이유는, 탁한 세상을 보고 살던 사람이 무릎을 털고 일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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